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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독]노무현 딸이 건넨 사과상자 안에는 13억원이…(동아닷컴)
글쓴이 등록일 2012-02-28
출처 조회수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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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27(월) 03:00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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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무현 딸이 건넨 사과상자 안에는 13억원이…

“7개 돈상자 중 남은 3상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구입 의혹과 관련해 ‘정연 씨 측으로부터 환치기로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경모 씨와 친분이 있던 이달호씨가 공개한 돈 상자 사진. 이 씨는 “내 동생이 경 씨의 부탁을 받고 2009년 1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13억 원이 든 사과상자 7개를 받아 4개를 먼저 전달하고 보관 중이던 상자 3개를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내가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달호 씨 제공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입차 판매상이었던 은모 씨(54)를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해 조사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가 미국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를 매입한 구체적인 경위가 제대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은 씨가 상자에 담긴 13억 원을 100만 달러로 바꿔 대기업 계열사 전 사장의 딸인 경모 씨(43)에게 송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이 돈이 실제 아파트 매입에 쓰였는지, 나아가 아파트 대금이 총 240만 달러였는지 등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100만 달러의 출처 주목

은 씨는 2009년 초 정연 씨의 아파트 대금 명목으로 현금 13억 원이 담긴 상자 7개를 건네받아 이를 미화로 바꾼 뒤 경 씨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정연 씨가 미국 맨해튼 허드슨 강변의 아파트를 경 씨에게서 매입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수사팀은 매입자금 140만 달러가 박 회장에 의해 정연 씨에게 건네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실제 아파트 구입대금은 240만 달러이고 박 회장이 건넨 자금을 제외한 100만 달러가 은 씨를 통해 추가로 건네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경 씨와 가깝게 지냈던 미국 카지노 매니저 이달호 씨는 최근 거액이 담긴 돈 상자 사진을 공개하며 “정연 씨가 경 씨에게 보낸 아파트 대금 잔금”이라고 주장했다. 경 씨가 돈을 필요로 하자 정연 씨가 마련해 은 씨를 통해 보내줬다는 것이다. 은 씨는 경 씨의 인척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이후 100만 달러의 전달 경위를 알고 있는 자신에게 경 씨의 협박이 이어지고 직장도 잃게 되자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경 씨가 ‘입조심하라’ ‘직장에서 잘린다’고 경고했으며 급기야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채널A 영상] “100만 달러가 하루만에 준비돼…” 노정연 씨 소환될까

○ “경 씨가 정연 씨에게 돈 요구했다”

이 씨는 최근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2009년 1월 경 씨가 정연 씨에게 ‘돈이 급하다’며 송금을 요구했고 이 돈은 허드슨클럽 아파트 매입대금의 잔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 씨가 ‘과천역에 가면 누군가 돈을 건네줄 것’이라고 해 한국에 있던 동생을 보냈다”며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 현금 1만 원짜리로 13억 원이 담긴 상자 7개를 건네받은 뒤 경 씨가 시킨 대로 수입차 판매상이라는 은 씨에게 2차례로 나눠 6억5000만 원씩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2009년 1월쯤 경 씨가 카지노 객실에서 휴대전화로 정연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면서 “‘정연아, 돈이 급하게 됐다’고 하니까 저쪽에서 ‘알았다’고 그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돈을 마련하는 데) ‘2, 3일 걸릴 줄 알았는데, 하루에 된다고 하더라’라며 웃으며 얘기한 적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씨는 이 돈이 정연 씨가 매입한 미국 뉴욕의 허드슨클럽 아파트 잔금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씨는 “경 씨가 평소 ‘허드슨 아파트가 170만 달러짜리인데, 240만 달러에 팔아 많이 남겼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 검찰 수사 쉽지만은 않을 듯

검찰은 최근 돈 전달에 관여한 이 씨 형제를 조사한 데 이어 은 씨를 25일 전격 체포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은 씨를 상대로 누구의 부탁을 받고 미국에 돈을 송금했으며, 이 돈의 출처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수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 씨가 단순한 돈 전달자에 불과할 경우 실제 돈 전달을 계획하고 지시한 사람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씨를 비닐하우스로 데려가 상자에 담긴 돈을 준 사람은 아직 신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국에 있는 경 씨가 검찰 소환에 응할지, 정연 씨가 돈 전달의 실체를 밝힐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상처를 입은 검찰이 다시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전면 수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연 씨와 13억 원 미스터리를 다룬 한 월간지(월간조선 2월호) 기사를 언급하며 “정연 씨가 먼저 해명을 해야 한다. 검찰도 이 기사의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거듭 “정연 씨가 미국의 주택구입 자금으로 지급했다는 13억 원과 권양숙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로 가져갔다는 100만 달러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배혜림 채널A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