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칼럼

제목 [정기승] 감사원장께(사립학교 감사) 2006. 3. 17.
등록일 2006-06-07 조회수 7324
감사원장께 존경하는 감사원장께서 나라의 청렴, 합리, 공정을 위하여 애쓰시는데 경의를 표합니다. 2006. 3월 들어 감사원이 대학교, 중고등학교를 경영하는 학교법인들에 대한 감사를 대대적으로 시작하는 것에 관하여 교육세의 납세자이며, 수업료의 부담자이며, 교육소비자인 학부모의 일원으로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충심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원은 헌법 제97조가 국가의 세입 세출의 결산, 국가의 회계,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의 회계를 검사하도록 정한 헌법기관입니다. 집권여당과 반대야당이 격렬하게 논쟁을 하던 끝에 집권여당의 이른바 날치기로 국회를 통과한 형식을 갖춘 사립학교법 개정법률에 대하여 교육소비자인 많은 시민들과 교육공급자들인 사립학교들이 거센 반대를 하자, 집권여당과 행정부의 지휘부인 청와대에서 사립학교에 대한 비리감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벼르는 사태에까지 이르른 것을 감사원장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이에 때맞추어 1998개 사립학교의 결산서류검토와 제보를 바탕으로 대상학교를 150여개로 좁혀 강도 높은 감사를 하겠다는 것이 감사원입니다. 대한민국 안에서 국민세금이 한 푼이라도 보조금의 형태를 빌려 횡령되거나 편취되는 범죄가 발생하면 감독기관, 관청, 경찰, 검찰, 감사원이 검사하고, 수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그러나 선택적 차별적으로 법률을 집행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며 청렴한 것도 아닙니다. 국가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법의 이름으로 미리 타겟을 정해놓고 선택적, 차별적으로 이른바 강도 높게 파고 캐는 것을 법치주의라고 잘못 알고 있는 공직자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감사원장은 이렇게 법치주위를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아닌가요. 숨어있는 대규모 국고낭비, 대규모 보조금 횡령, 공적자금 회수의 대규모 태만 등 하고 많은 국민세금 보존을 위한 감사노력에, 감사원의 현재인원과 조사력이 태부족인 전체적인 시야는 감사원장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요. 자유시장경제에서 횡령, 사기, 뇌물로 국민세금이든 시민의 재산이든 축내는 것을 방지하는 부패방지의 가장 효율적인 해독제가 자유경쟁과 정보의 원활한 소통이라는 기초지식은 감사원장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요. 사립학교의 설립자가 있는 재산 없는 재산을 다 긁어서 학교를 건설하여 놓은 후 수익용 재산의 수익이 아주 적게 되는 수가 있는데, 예컨대 이 학교법인이 그직원의 급여를 마련하는 것까지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횡령, 사기, 뇌물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항목유용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위법과 비리라고 건수에 가산하여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가혹한 법집행을 하시려는게 감사원장의 방침이신가요. 더구나 감사원법 제24조 제1항 제3호 제23조 제1항 제7호에 의하여 학교법인 이사가 교육인적자원부의 취임승인을 받는 것만 가지고 해당학교법인의 회계가 검사대상이 되고, 더 나아가 그 회계와 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직원의 직무까지 감찰한다고 하는 감사원법은 근본적으로는 헌법 제97조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학교법인 이사의 취임을 승인하는 권한에 더하여 국민세금 즉 국고의 보조를 받지도 않은 경우까지 감사원이 검사나 감찰을 하는 근본적인 근거는 무엇입니까. 공산당 일당독재를 국시로 하는 중국에까지 가서 나이 어린 청소년이 공부하는 이 시대에, 선의로 내 나라 청소년을 교육하려고 재산을 내놓고 헌신하여온 사립학교에서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거나 부당 사용한 경우가 아닌데, 이사승인에 더하여 회계감사 직무감찰까지 동원하여 괴롭히는 이런 부당한 시스템이 어디 있습니까. 게다가 이른바 개방형이사라는 이름으로 학교법인의 의결권 일부를 강제로 몰수해 놓고 이에 항의한다고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동원하여 헌법에 위반되는 검사와 감찰을 가하는 것도 법치주위의 정신에 맞는 것입니까. 법치주의와 청렴, 합리, 공정을 위하여 감사원장님의 사려 깊은 판단과 처리를 요망합니다. (이 서신은 법치주의 이념을 위하여 공개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6.3.17.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회장 정 기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