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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헌절 특집] 구상진 헌변 회장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헌법적으로 현명한 일 아냐”
글쓴이 이연재 등록일 2022-07-18
출처 에포크타임스 - kr.theepochtimes.com 조회수 845

지난 20여 년간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활동해 온 단체가 있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이하 헌변)이다.

헌변은 헌법의 근본 질서인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 체제 그리고 국가 안보를 수호할 목적으로 1998년 4월에 법률가 300여 명이 결성한 단체다. 그동안 헌변은 헌법적 가치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제헌절은 법의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이 시작된 날입니다. 국가 공동체로서 살아나갈 기본 약속을 정한 최초의 날이에요. 실질적인 가치로 봤을 때 국가 기념일 중 가장 중요한 날이죠. 제헌절을 단순히 기념일로만 여기지 말고, 헌법이 추구하는 정신을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구상진 헌변 회장을 만나 헌법과 제헌절의 의미,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개헌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구 회장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적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 현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 헌변에서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나요?

“헌변이 결성되었던 해가 김대중 정부가 막 출범한 직후인데, 그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노골적으로 훼손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응하는 활동을 했고 4.3 특별법에 대한 위헌 헌법소원을 제기해서 위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검수완박법 위헌 확인 헌법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로 법률적 고초를 받는 분들에 대해 법률적 지원이나 자유수호 포럼과 자유민주주의 통일교육 연합 등 애국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존엄과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 헌법은 무엇인가요.

“헌법은 국가 권력을 구성하고 그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데 관한 기본법입니다. 또 헌법에 의해서 법률이나 명령 등 각종 행정처분 재판 조례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가의 모든 규범에 근거가 되는 최종적 규범이에요. 그래서 기본법이라고도 하지만 ‘최고법’ 또는 ‘근본법’이라고도 합니다.”


- 그럼 일반 국민에게 헌법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과거 농경시절에는 국민의 90% 정도가 농민이었고 대체로 가치 기준이 비슷한 측면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 가치나 이익이 아주 다양하게 분화돼 그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측면이 많아요. 그래서 다양한 가치가 있는 현대사회에서 일반적 합의나 국민적 통합을 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 헌법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 헌법의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가 헌법의 핵심 가치입니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인간은 개개 국민을 말합니다. 개개 국민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수호하기 위해 국가가 존재하고 국가가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헌법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헌법에 있어서 개인의 존엄과 가치는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국가는 최소한의 강제력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외적을 방어하고 내부의 질서 파괴자를 규제할 수 있는 수준의 힘만 있으면 되고 그 나머지는 국민의 자율에 맡겨야만 합니다. 국가가 너무 많은 것에 개입하는 것은 우리 헌법적 원리로 보면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 요즘은 자유보다 평등을 더 주장합니다.

“자유가 없는 사회는 절대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평등이라는 것은 힘센 사람이 누군가를 억압해서 다른 사람을 억울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그 힘센 사람이 약자를 반드시 보호해 줄 것이라는 보장이 있습니까. 만약 힘센 사람을 좌우지할 수 있는 권력이 누군가에게 생기면 모두가 노예가 되는 겁니다. 자유가 없는 평등은 있을 수 없고 그래서 자유는 모든 가치의 핵심입니다.”


- 국민들이 알아두면 좋은 헌법의 내용이 있다면.

“우리 헌법이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보장하는 것을 근본 가치로 한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알면 좋겠어요. 국민 자신이 국가의 최종적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진정한 나라가 되는 겁니다.”


“헌법 개헌, 아직 설익은 이야기”

21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의장이 지난 4일 “임기 안에 개헌을 이룰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배포한 성명서에서 “35년 된 낡은 헌법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 중심의 권력구조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국민의 합의가 없는 헌법 개정은 사회 분열만 가져온다”며 “개헌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잘못하면 사회가 분열돼 사회적 통합이나 협력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을 개정하려면 최소한 국민적 합의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개헌을 추진했었어요. 결국은 자유를 삭제하는 것을 개헌안에 반영하지 못했지만 시도는 한 거죠. 우리 사회에서 개헌을 주장하는 세력 중의 한 세력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체제는 이제 극복해야 할 구시대의 질서이니 사회주의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요. 지금 국회의장이 개헌을 주장하는데 그 국회의장이 소속됐던 당 자체가 과거 그런 입장을 취했고 그런 주장을 했던 사람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개헌을 추진했었다고 했는데 자유를 삭제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소위 좌파라고 불리는 정치 집단에서 계속해서 ‘자유’라는 단어를 삭제할 것을 주장해 왔습니다. 민주주의라고만 해도 그 말이 결국 자유민주주의를 뜻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많은 학자들도 자유민주주의를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한 형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완전히 틀린 겁니다. 북한과 공산국가들도 ‘인민민주주의’라고 민주주의란 용어를 사용하거든요. 민주주의 안에는 인민민주주의, 대중민주주의도 다 포함될 수 있어요. 자유민주주의라고 쓰는 건 인민민주주의가 아님을 명시하는 거예요.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오용될 수 없도록 처음부터 한계를 만든 겁니다. 자유를 빼면 이론적으로 탈선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탈선할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그 단어를 빼려고 하는 것은 이상한 방향으로 가겠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가려고 하는 거예요.”

구상진 회장은 김진표 의장이 주장하는 개헌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5·18에 대해서 지금 지역적으로 인식이 많이 달라요. 사람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5·18의 어느 부분을 국민정신으로 하자는 거냐.’,  ‘경찰의 무기를 탈취해서 장갑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국민 정신으로 하자는 거냐.’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민적인 인식이 다르고 많이 분열돼 있는 것은 헌법 정신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헌법으로 하면 결국 특정 세력이 그 반대 세력을 정치적으로 억압하는 결과가 됩니다. 5·18 유공자 명단도 밝힐 수 없고 공적 조사 문건도 공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 정신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아직 설익은 이야기입니다.”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을 1997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해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국가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 정부 또는 국회가 가장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입니다. 헌법상으로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겠다고 하면 그 순간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강제로 북송해서 죽게 만든 것은 우리 헌법상 허용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것은 단순히 대통령의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이 아니라 반인륜 범죄입니다. 국가가 목적을 위해 사람을 살해한 거예요.”

그는 ‘검수완박법’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검수완박법도 그래요. 살인죄와 간첩죄를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그야말로 위헌입니다. 헌법 조문에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그 보호수단이 제도적으로 확립된 장치가 바로 검찰이에요. 검찰이 국민을 보호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파괴하는 거예요. 이것은 헌법질서 자체를 훼손한 겁니다. 헌변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구 회장은 국회 상임위 구성 지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다수 국회의원이 속한 정당은 일정한 가치 체계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현재 정부는 그와 좀 달라요. 그러니까 국회가 순조롭게 운영될 수 없는 조건이 갖춰져 있죠. 출발부터 샅바싸움하는 거죠. 요새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자기들이 다시 국회의원 되는 것 이외에는 나라가 망하든 아무 생각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국회의원에서 떨어지면 집안이 망하고 당선되면 나라가 망한다고요. 하하.”


“법치주의 실현은 헌법교육이 필수”

- 법치주의를 잘 실현하는 국가가 되려면.

“공산주의 국가는 죽어라 하고 공산주의 이론을 유치원부터 가르칩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헌법의 근본정신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미국만 해도 존 애덤스나 토마스 제퍼슨 등과 같은 법 이론가들의 사상을 어릴 때부터 가르칩니다. 국가 정신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링컨도 위대한 사람이라고 받들고 있잖아요. 학교뿐 아니라 공무원, 군대 등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헌법정신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독일은 우리나라로 치면 정보기관 안에 헌법 감독청이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질서가 침해되고 있는지 감시 감독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법무부든 총리실이든 산하에 이런 기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통일은 헌법에 기준한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도 헌법에 기준한 통일이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정치적, 군사적으로 제압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정복하는 수밖에 없어요. 독일이 헌법에 기준해 통일했죠. 동독이 서독의 헌법 체제에 들어옴으로서 통일이 된 거예요.”

☞ 구상진 회장은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18년 4월 9일 헌변 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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